자기인식 7

[14] 감정은 말해야 풀린다— 자기검열이 감정을 왜곡하는 방식

🔹 1. 우리는 왜 자꾸 감정을 입 밖에 꺼내지 못할까?“이 말을 해도 될까?”“괜히 말해서 분위기 망치면 어쩌지?”“내가 이런 감정을 느낀다는 걸 들키면, 이상하게 보이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감정 표현을 앞두고 이처럼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그러다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 말하지 못한 감정은 단지 멈춰 있는 게 아닙니다. 그 감정은 곧 왜곡된 형태로 내면에 쌓이고, ‘표현되지 않은 감정’은 검열을 통과하면서 다른 감정처럼 변질됩니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우리는 더 이상 자신이 무슨 감정을 느끼는지도 모르는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2. 자기검열은 감정의 해석 방식을 바꿔 놓는다자기검열은 단순히 감정을 숨기는 것이 아닙니다. 그건 감정에 대한 해석 기준 자체를 바꾸는 ..

[09] 내 감정이 진짜가 아닐 수도 있다는 불안

🔹 1. 이 감정, 정말 내 감정일까?“기뻐해야 하는 순간인데, 이상하게 무거워요.”“상대가 화내니까 나도 무작정 미안해졌어요.”“그 사람 눈치만 보다 보니, 내가 뭘 느끼는지도 모르겠어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설명할 때, 이렇게 말합니다. 앞의 글들을 읽어오신 분들이라면 이제는 ‘내 감정’이 무엇인지 들여다보려는 훈련을 시작하셨을 겁니다. 그런데 무의식 일기를 써보면, 어느 순간 “이게 정말 내 감정이 맞나?”라는 의심이 고개를 들기 시작합니다. 이상합니다. 분명 내가 쓴 감정인데, 며칠 뒤 다시 읽으면 낯설게 느껴지고, 때로는 “내가 이렇게까지 느꼈었나?” 하고 의아해지죠. 그 의심은 점점 확장됩니다.“나는 감정을 쓴 게 아니라, 감정을 연기한 걸까?”“지금 느끼는 이 감정도 진짜가 아닐..

[08] 감정은 어떻게 왜곡되는가: 페르소나는 감정의 필터다

🔹 1. 내 감정이 왜 낯설게 느껴질까?“내가 이 상황에서 왜 이렇게까지 화가 날까?”“기쁜 일인데 왜 기쁨이 느껴지지 않지?”“이건 분명 슬픈 일인데, 눈물은커녕 공허함만 남아…” 누구나 이런 경험이 있습니다. 자기 감정인데 낯설고, 이해되지 않고, 때론 억지스럽게 느껴지는 순간들. 이럴 땐 흔히 ‘스트레스 때문’, ‘예민해서 그래’, ‘무뎌진 거야’라고 넘어가지만 이는 페르소나라는 인식 없이 감정을 너무 직접적으로 받으며, 자기 자신이 그 감정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자아도 상실한 채, 감정을 느끼며 다른 사고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그래서 한 가지 관점을 제시합니다. 바로, 감정이 생성된 후 그것을 외부로 내보내는 과정에서 '페르소나'라는 필터를 거치자는 것입니다. 🔹 ..

[03] 나는 누구일까? 정체성의 혼란과 자기 소외

🔹 1. 정체성 혼란은 특별한 사람만 겪는 일이 아니다“나는 누구일까?”이 질문은 철학자나 사춘기 청소년만 던지는 게 아닙니다. 완벽한 직장인, 좋은 부모, 사려 깊은 친구로 살아가던 누군가도문득 “이게 정말 나인가?” 하는 생각에 멈춰 서곤 합니다. 아침에 거울을 보며 얼굴을 마주하지만, 낯설게 느껴진 적 있으신가요? 이게 나인지. 정말 내가 맞는지. 직장에서의 나, 가족 안에서의 나, 연인과의 나. 모두 나라고 생각했지만 또 모두가 나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것만 같나요? 그러면서도 또 '나답지 않다’는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 감정은 대부분 '정체성 혼란'시키는 데에서 비롯됩니다.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우리는 점점 자신을 멀리서 구경하는 듯한자기 소외(Self-alienation) 상태에 빠..

[02] 진짜 나를 찾는 심리학적 방법: 융의 자기 인식 이론

🔹 1. 나는 누구일까?“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어요.”많은 사람들이 상담실이나 일기장 속에서 이런 말을 꺼냅니다.한 사람은 회사에서 열정적이고 이성적인 모습이지만, 가족 앞에서는 냉소적이고 피로해져 버립니다.SNS에서는 밝고 여유 있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혼자 있는 밤이면 무기력함에 빠지죠. 이런 차이들 속에서 우리는 자주 혼란을 느낍니다. 자기 자신이 사라져 버린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이 중에 진짜 나는 누구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하게 됩니다. 허황된 것들 사이에서 나는 대체 뭘까?세상에서 나는 빠져 버린 것만 같아, 나는 기계 같아 이런 생각도 하게 됩니다. 저는 이 질문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자기 인식(Self-awareness)"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칼 융(Carl ..

[01] 현대인의 ‘가면 증후군’: 페르소나에 지배당한 삶이란?

오늘은 현대인의 '가면 증후군', 페르소나의 팽창에 대해서 칼 융의 이론과 함께 설명하겠습니다. 🔹1. 사회 속 ‘나’는 정말 나일까? 페르소나의 정의누구나 사회에서 하나 이상의 ‘가면’을 쓰고 살아갑니다. 그건 오히려 좋은 일이에요.칼 융(Carl Jung)은 이런 가면을 ‘페르소나(persona)’라는 개념으로 소개했습니다. 인간 내면의 구조를 분석하면서 나온 이름이죠. 어려워 보이지만 쉽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른 바 '부캐'라는 캐릭터로요. 요즘 연예인들 중 어떤 연예인들은 분장을 충실하게 해서 이른 바 '부캐'라는 것을 만듭니다. 유재석 님이 트로트 가수 유산슬이라는 캐릭터를 만든 것처럼 말입니다. 이러한 '부캐'는 그런 연예인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서도 충분히 일어나는 일이라는..

[00] 가면을 벗고 나를 마주하다 – 현대인의 페르소나와 자기 인식

안녕하세요. 나날 이라고 합니다. 오늘부터 융의 심리학을 기반으로 나 자신을 기반으로 한 현대인의 '가면' 즉, 페르소나에 대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내용은 전반적인 기본 이론과 함께 이를 어떻게 미술에게 접목하는지 소개하는 시리즈입니다. 이 시리즈는 페르소나와 자기 인식에 대한 심리학 이론과 예술적 접근을 통해 현대인이 진짜 ‘나’를 찾는 과정을 안내합니다. 🔹 1. 사회적 역할 속에서 길을 잃은 ‘나’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가면’을 씁니다.직장에서의 프로페셔널한 나, 친구들 사이에서의 유쾌한 나, 가족 안에서의 책임감 있는 나. 이렇게 다양한 ‘나’는 모두 진짜일까요?혹시, 우리는 그중 하나의 역할에 지나치게 몰입한 채, 진짜 자신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생각을 하신 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