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해석 4

[14] 감정은 말해야 풀린다— 자기검열이 감정을 왜곡하는 방식

🔹 1. 우리는 왜 자꾸 감정을 입 밖에 꺼내지 못할까?“이 말을 해도 될까?”“괜히 말해서 분위기 망치면 어쩌지?”“내가 이런 감정을 느낀다는 걸 들키면, 이상하게 보이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감정 표현을 앞두고 이처럼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그러다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 말하지 못한 감정은 단지 멈춰 있는 게 아닙니다. 그 감정은 곧 왜곡된 형태로 내면에 쌓이고, ‘표현되지 않은 감정’은 검열을 통과하면서 다른 감정처럼 변질됩니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우리는 더 이상 자신이 무슨 감정을 느끼는지도 모르는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2. 자기검열은 감정의 해석 방식을 바꿔 놓는다자기검열은 단순히 감정을 숨기는 것이 아닙니다. 그건 감정에 대한 해석 기준 자체를 바꾸는 ..

[13] 표현하지 않은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내면 피로의 정체

🔹 1. ‘그냥 참은 것뿐인데’ 왜 나는 이렇게 지칠까?“그땐 아무 말 안 했어요. 그냥 넘겼어요.”“싸우기 싫어서 말 안 했죠.”“감정 표현하면 더 피곤해질까 봐 참았어요.”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지만, 속으로는 극심한 피로감, 무기력, 심한 감정의 불일치를 경험합니다. 우리는 ‘표현하지 않은 감정은 없어진다’고 착각하지만, 사실 감정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표현되지 못한 감정은 내부에 남아, 심리적 무게와 피로로 바뀌어 심층 무의식에 저장됩니다. 바로 이것이 ‘내면 피로’의 시작점입니다.🔹 2. 감정은 에너지다: 발산되지 못한 감정의 축적감정은 생리적 + 심리적 에너지의 결합체입니다. 기쁨, 분노, 슬픔, 불안 — 모두 생리적으로 몸에 반응을 일으키고, 그것은 해석과 ..

[09] 내 감정이 진짜가 아닐 수도 있다는 불안

🔹 1. 이 감정, 정말 내 감정일까?“기뻐해야 하는 순간인데, 이상하게 무거워요.”“상대가 화내니까 나도 무작정 미안해졌어요.”“그 사람 눈치만 보다 보니, 내가 뭘 느끼는지도 모르겠어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설명할 때, 이렇게 말합니다. 앞의 글들을 읽어오신 분들이라면 이제는 ‘내 감정’이 무엇인지 들여다보려는 훈련을 시작하셨을 겁니다. 그런데 무의식 일기를 써보면, 어느 순간 “이게 정말 내 감정이 맞나?”라는 의심이 고개를 들기 시작합니다. 이상합니다. 분명 내가 쓴 감정인데, 며칠 뒤 다시 읽으면 낯설게 느껴지고, 때로는 “내가 이렇게까지 느꼈었나?” 하고 의아해지죠. 그 의심은 점점 확장됩니다.“나는 감정을 쓴 게 아니라, 감정을 연기한 걸까?”“지금 느끼는 이 감정도 진짜가 아닐..

[08] 감정은 어떻게 왜곡되는가: 페르소나는 감정의 필터다

🔹 1. 내 감정이 왜 낯설게 느껴질까?“내가 이 상황에서 왜 이렇게까지 화가 날까?”“기쁜 일인데 왜 기쁨이 느껴지지 않지?”“이건 분명 슬픈 일인데, 눈물은커녕 공허함만 남아…” 누구나 이런 경험이 있습니다. 자기 감정인데 낯설고, 이해되지 않고, 때론 억지스럽게 느껴지는 순간들. 이럴 땐 흔히 ‘스트레스 때문’, ‘예민해서 그래’, ‘무뎌진 거야’라고 넘어가지만 이는 페르소나라는 인식 없이 감정을 너무 직접적으로 받으며, 자기 자신이 그 감정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자아도 상실한 채, 감정을 느끼며 다른 사고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그래서 한 가지 관점을 제시합니다. 바로, 감정이 생성된 후 그것을 외부로 내보내는 과정에서 '페르소나'라는 필터를 거치자는 것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