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의 심리학과 미술에 대한 이론

[10] 감정을 설계하는 힘: 감정은 ‘반응’이 아니라 ‘선택’이다

나날의 나날-생각의 방 2025. 7. 14. 17:41

 

감정관리를 위해 고민하는 사람

🔹 1. 감정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일까?

“감정은 그냥 밀려오는 거 아닌가요?”
“기분 나쁜 건 기분 나쁜 거지, 그걸 어떻게 설계하죠?”
“감정을 선택할 수 있다는 말이 제일 안 믿겨요.”

 

많은 사람들은 감정을 자연스럽게 반응하는 것, 혹은 제어 불가능한 본능처럼 생각합니다. 분노는 참기 어렵고, 우울은 이유 없이 찾아오고, 기쁨은 통제할 수 없다고 여깁니다.

 

하지만 이 시리즈에서 우리가 계속 강조해온 것은 다릅니다.

 

감정은 무의식에서 출발하지만, 표현과 해석은 '의식'이 결정한다.

 

그 ‘의식’의 주체가 바로 자기(Self)이고,
그 감정의 해석 도구가 바로 **페르소나(Persona)**입니다.

 

즉, 감정은

“내가 지금 이 감정을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이 감정을 어떻게 외부에 표현할 것인가?”
라는 선택과 판단의 구조 속에 있다는 것입니다.


🔹 2. 감정을 설계하는 과정: 필터(페르소나)와 자아의 동시 작동

우리는 앞서 무의식 감정일기를 통해 감정의 흐름을 기록하고, 그 과정에서 감정이 낯설어지는 순간을 경험했습니다. 이제 그 감정을 단순히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을 넘어서, 내가 받아들이고 싶은 감정, 보여주고 싶은 감정, 정제하고 싶은 감정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을 시작해야 합니다.

 

이때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감정 발생 → 감정의 무의식 기록 → 페르소나 필터를 통해 감정 분류 → 수용/거부/재구성 → 자아가 감정 표현 주도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 예시 – 감정을 주도한 순간
어느 날 업무에서 피드백을 받았다.
기분이 상했다. 감정일기에 적었다.
“나는 그 말에 모욕감을 느꼈고, 위축되었다.”

그런데 그 다음 줄에 이런 말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 감정을 억울함으로 선택하고 싶지 않다. 대신 지금 느낀 위축감을, 내 역할이 아닌 내 감정으로 다시 이해해보자, 만약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어떻게 진행할지 생각해 보자”

그 순간, 감정은 단순한 ‘상처’가 아니라 ‘나를 더 잘 알기 위한 감정’으로 전환되었다.

 

이것이 바로 감정 설계의 시작입니다.


🔹 3. 감정을 해석할 수 있어야 진짜 감정이 된다

감정은 생리적 반응으로 시작되지만, 그 감정을 ‘무엇이라고 해석할지’는 자기의 언어가 결정합니다. 이것은 감정의 해석 주도권을 나 자신에게 돌리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이 없으면 감정은 다음처럼 휘둘립니다: 

  • 화가 나지만, 누군가가 상처받을까봐 억누른다 → 억압된 감정
  • 불편함이 들지만, ‘좋은 사람’이어야 하니까 웃는다 → 위장된 감정
  • 감정이 생기지만, 어떤 감정인지 분류하지 못한다 → 혼란된 감정

반면, 감정을 해석할 수 있게 되면 다음과 같은 해석과 반응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이 가능해집니다:

  • “나는 지금 질투를 느꼈지만, 그 밑에는 외로움이 있다.”
  • “나는 이 감정을 바로 표현하지 않고, 내 언어로 정리한 뒤 전달하겠다.”
  • “나는 이 감정을 수용하지만, 행동은 선택하겠다.”

이것이 바로 감정을 자기화하는 힘입니다. 그 순간 감정은 ‘그냥 느끼는 것’이 아니라, ‘설계하는 것’이 됩니다.


🔹 4. 무의식 훈련의 최종 목표: 감정 해석의 주체로 서기

무의식 감정일기를 왜 쓰는 걸까요? 단순히 ‘감정을 더 잘 알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감정을 느끼는 나’를 해석할 수 있는 힘을 키우기 위해서입니다.

 

페르소나는 도구이고,
자아는 설계자이며,
감정은 표현될 소재입니다.

 

이제 우리는

 

감정을 분석하는 사람,
해석하는 사람,
그리고 감정을 자기 기준으로 다시 조정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 5. 마치며 — 감정을 선택할 수 있는 존재

당신은 감정의 희생자가 아닙니다. 그 감정을 선택하고 해석하고 표현하는 권한을 가진 사람입니다. 물론 감정은 순간적으로 일어납니다. 하지만 그 감정을 어떤 방향으로 사용할지는 자기 자신이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감정의 설계자, 자기 인식의 중심에 선 사람의 모습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당신은 감정의 자동 반응에서 벗어나 감정을 자기화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