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의 심리학과 미술에 대한 이론

[06]"타인 만든 나: 페르소나가 가짜 자아가 되는 과정"

나날의 나날-생각의 방 2025. 7. 13. 17:47

🔹 1.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눈 안에서 살아간다

“지금 내가 이렇게 말하면 저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까?”
“지금 내 표정, 어색하진 않나?”
“이 옷차림, 저 친구한테 어떻게 보일까?”

 

이런 생각, 하루에 몇 번이나 하시나요? 누구나 겪는 아주 평범한 사고 패턴이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늘 의식하지 못한 채 반복하는 사고 숨어 있습니다. 바로 ‘사회가 없으면 나는 살아갈 수 없다' 라는 생각입니다. 맞습니다. 사회 없이 우리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페르소나의 형성 단계로만 바라봐야 합니다. 이러한 사고는 자아의 중심이 ‘내 감정’이 아닌 ‘타인의 평가’나, '타인의 기대', '역할 수행'로 이동하게 만들고, 결국 나 자신보다 나를 바라보는 사람의 시선이 더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되며, 점차 '내가 만든 가면(페르소나)'이 곧 나 자신이라 착각하게 되는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 2. 융 심리학에서 말하는 ‘거울 속 나’의 환상

칼 융은 사회적 자아의 형성을, 사회의 기대에 적응하기 위해 ‘페르소나(가면)’를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설명합니다. 이는 외부 환경에 적응하고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자아의 한 측면을 뜻하죠. 이 과정은 필연적입니다. 사회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은 ‘역할’ 없이 자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게 심화되면,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페르소나’만을 자아라고 착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 사람들 앞에선 항상 밝고 친절하지만, 혼자 있을 땐 감정이 무기력하거나 공허하다.
  • SNS 속 이미지와 현실의 나 사이에 괴리를 느끼면서도, 그 이미지를 유지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또는 SNS의 반응만을 보게 된다.
  • 누군가의 비난 한마디에 하루 종일 자신을 부정하게 되고, 내 감정보다 그들의 반응이 더 중요해진다.
  • 늘 ‘좋은 사람’이라는 평판을 지키기 위해 하고 싶은 말을 삼키고, 타인의 기대에 맞춰 행동한다.

이런 상태는 이미 근원이 페르소나로 넘어간 것입니다. 즉, 나는 나를 인식하는 게 아니라 나를 보는 타인을 의식하며 사는 존재이자 페르소나에 잡아먹힌 상태가 됩니다.


🔹 3. ‘나 아닌 나’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감정 패턴

가짜 자아, 즉 페르소나로 살아가게 되면, 감정은 왜곡되거나 과장되거나 축소될 수 있습니다. 역할 자체가 우선이 되기 때문에 진짜 내가 받아들이고 수용하고 표현해야 할 것들이 왜곡됩니다. 이런 사람들의 대표적인 심리 징후는 다음과 같습니다:

  • 상황이 끝난 후 지속적으로 곱씹으며 후회하는 것
  • 진짜 감정보다 ‘좋아 보이는 감정’을 선택해 보여준다
  • 타인의 칭찬에 비해 스스로는 무기력함을 느낀다
  • 피로와 우울감이 자주 찾아오지만,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이 모든 건 페르소나가 감정의 주도권을 장악한 상태, 즉, 가짜 자아로 살아가고 있다는 내면의 알림장입니다.


🔹 4. 진짜 자아를 되찾는 출발점은 감정 회복이다

페르소나는 완전히 제거해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그건 사회와 소통하기 위한 유용한 수단입니다. 하지만 그 페르소나가 나를 잠식하고, 진짜 감정을 가로막는 ‘가짜 자아’로 고착될 때, 우리는 점점 자기로 가는 길을 잃게 됩니다. 중요한 건 ‘연기’를 멈추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연기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진짜 자아는 거창한 자기계발 속에 있지 않습니다. 그건 단지 “지금 나는 이 감정을 느낀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 5. 마치며

이 글도 결국, 우리가 어떻게 자기를 찾아갈지에 대한 이론입니다. 내 내면이 어떤 상채인지 알기 위해 현재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제 앞편에서 말한 '무의식 일기'를 쓰기 시작하신 분들이라면 일기를 해석할 때의 방향성을 조금 더 잡으실 수 있습니다. 반복되는 역할 감정에 대해 더더욱 인식할 수 있을 겁니다. 아래 '무의식 일기'에 대한 글들을 함께 업로드했습니다. 

 

2025.07.11 - [융의 심리학과 미술에 대한 이론] - [02] 진짜 나를 찾는 심리학적 방법: 융의 자기 인식 이론

 

[02] 진짜 나를 찾는 심리학적 방법: 융의 자기 인식 이론

🔹 1. 나는 누구일까?“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어요.”많은 사람들이 상담실이나 일기장 속에서 이런 말을 꺼냅니다.한 사람은 회사에서 열정적이고 이성적인 모습이지만, 가족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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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1 - [융의 심리학과 미술에 대한 이론] - [04] 역할 중독: 책임감이라는 이름의 자기 상실-페르소나의 팽창2

 

[04] 역할 중독: 책임감이라는 이름의 자기 상실-페르소나의 팽창2

🔹 1. 언제부터인가 나는 '역할'로 살아가고 있었다“나는 왜 이렇게 지쳐 있을까?”많은 사람들이 이 질문에 명확히 대답하지 못합니다.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였고, 누구보다도 최선을 다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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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가짜 자아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통로 앞에 서 있는 것입니다. 이 시리즈가 계속 도움이 되길 바라며, 다음 글도 꼭 읽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