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나는 누구일까?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어요.”
많은 사람들이 상담실이나 일기장 속에서 이런 말을 꺼냅니다.
한 사람은 회사에서 열정적이고 이성적인 모습이지만, 가족 앞에서는 냉소적이고 피로해져 버립니다.
SNS에서는 밝고 여유 있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혼자 있는 밤이면 무기력함에 빠지죠.
이런 차이들 속에서 우리는 자주 혼란을 느낍니다. 자기 자신이 사라져 버린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이 중에 진짜 나는 누구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하게 됩니다. 허황된 것들 사이에서 나는 대체 뭘까?
세상에서 나는 빠져 버린 것만 같아, 나는 기계 같아 이런 생각도 하게 됩니다.
저는 이 질문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자기 인식(Self-awareness)"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칼 융(Carl Jung)은 “자기(self)”라는 개념을 통해 진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설명했습니다.
이 글은 그 핵심 개념과 실천 방법을 함께 소개합니다.
🔹 2. 객관화 = 자기 인식이다.
융 심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그래프를 소개합니다.
칼 융이 분석한 인간 정신의 구조입니다.
우리는 자아(Ego)에 대해서만 주로 들어왔지만, 칼 융은 인간의 정신 구조 속에서 ‘자기(Self)’를 더 강조합니다. 그에 따르면 자아는 ‘내가 지금 인식하고 있는 나’지만, 자기는 의식과 무의식을 아우르는 전체로서의 나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페르소나가 사회를 향해 보여주는 ‘가면’이라면, 자기는 내면 깊숙한 곳에서 조용히 존재하는 '본래의 나'입니다. 이 자기(Self)를 발견하고 통합하는 과정이 칼 융이 말하는 '객관화(1편 참조)'에 가깝습니다.
🔹 3. 자기 인식으로 향하는 길
'자기 인식' (객관화)
지금부터는 객관화를 자기인식으로 칭하겠습니다.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요. 칼 융에 따르면 이를 거의 완전하게 도달한 존재들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칼 융에 의하면 그들은 '부처', '예수' 등의 선인들이 가깝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인간이 이런 '자기 인식'을 멈추게 될 경우 '가면 증후군'과 같은 증상에 쉽게 빠질 수 있으며, 나 자신이 누군지 완전하게 모르게 된다면 그 또한 혼란이 일 것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우리, 평범한 인간들은 어떻게 이 '자기 의식'이라는 것에 가까워질 수 있을까요? 자아를 찾고자 노력했던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일인 것만 같습니다. 1 편에서 서술했던 객관화에 대한 이론 역시 구체적으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어려운 일입니다. 카를 융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자신의 무의식을 탐구하고
✔️자신의 그림자, 어두운 측면을 직면하고
✔️자신이 부정하는 또다른 자기 자신은 없는지 찾고
✔️자신이 강조하는 또다른 자기 자신은 없는지 찾고
✔️페르소나를 인식하고
✔️자아를 찾고
이렇게 차차 노력하면 된다고 말이죠. 즉, 저 그래프를 깊숙하게 탐구하고 파헤쳐, 분석해 저 내핵(자기)에 이르란 얘기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여전히 어렵습니다. 저는 그래서 다음과 같은 방법을 추천합니다. 이 방법은 모닝페이지의 방법에서 착안했습니다.
🔹 4. 진짜 나를 찾는 실천 방법론
모닝페이지와 여럿 일기들을 작성하고 기록해 보며 느낀 결과를 토대로 하나의 방법론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 아침 또는 저녁 일기 쓰기
아침이라면 일반 노트 한 장 분량 이상을 추천합니다. 보통 30 분 정도 소요됩니다. 어떤 주제도 상관없습니다. 일어나자마자 즉시 자리에 앉아 쓰기 시작하면 됩니다. 이는 내가 무의식 속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찾아가는 여정의 가장 첫 번째이기도 합니다.
저녁이라면 일반 노트 두 장 분량 이상을 추천합니다. 보통 30 분에서 1 시간 소요됩니다. 어떤 주제도 상관없습니다. 문단을 나누지 말고 끝까지 이어서 쓰세요. 쭉이요. 이 역시 내가 무의식 속에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찾아가는 여정이 되기도 합니다.
✔ 분량의 일기를 한 번에 읽고 느낀 점 쓰기
주말 일요일 저녁이나 아침이 좋을 것 같습니다. 주말에 쉬지 않는 분이시라면 쉬시는 날 마지막 시간에 쓰시면 좋습니다. 이 역시 모닝페이지에서 가지고 왔는데요. 필터가 없는 나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내가 무슨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지 돌보게 됩니다. 이를 한 달 진행합니다. 감정의 왜곡, 내가 누구를 인식하고 있는지, 내가 어떤 역할들을 하고 있는지 이런 것들을 살필 수 있게 됩니다.
1차로는 일주일씩 쓰고 그 일주일 분량을 읽고 느낀 점을 서술합니다.
2차로는 이주일씩 쓰고 그 이주일 분량을 읽고 느낀 점을 서술합니다.
3차로는 한달씩 쓰고 그 한달의 분량을 읽고 느낀 점을 서술합니다.
총 4 개월 걸쳐 자기 자신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된 내용은, 감정, 인식, 역할 이런 것들을 살피시면 되겠습니다.
✔ 4개월의 마지막, 나를 나열해 보기
이쯤이면 내가 어떤 감정, 인식, 역할을 받아들이고 있는지 조금이나마 알게 됩니다. 그렇다면 그걸 한 번 나열해 보는 거예요. 이것이 내가 맞나? 그리고 자신이 강조했던 것과, 부정했던 것들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why?를 붙여서 난 왜 이것을 부정 또는 강조하고 있는지를 작성해 보면 됩니다. why?에 대한 답변은 한 가지가 아닙니다. 다섯 가지로 씁니다. 왜? 왜? 왜 그런데? 를 반복하고 또 반복해 봅니다. 그러면 자신 깊숙히 있는 생각이 튀어나오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5. 나를 안다는 것의 힘
진짜 나를 안다는 건 단순한 자기소개가 아닙니다. 그것은 삶을 내 기준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되는 힘입니다. 감정을 조절하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흔들리지 않으며,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알고 행동하게 됩니다. 자기 인식을 위해 꾸준하게 노력하는 것은 단순한 심리 훈련이 아니라, 현대인의 생존 전략이기도 합니다. 외부의 기준과 기대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그리고 가면 너머의 나와 연결되기 위해, 우리는 매일 진짜 나와 대화하고 또 대화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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